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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지 말라면 안 할게.
그때 붙잡았어야 했다고, 하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나와 함께 있어달라고 부탁했어야 했다고.
후회는 때를 놓쳤기에 비로소 후회라 이름 지어지는 것이었다.
모든 일은 이미 일어났다. 시간은 간편하게 돌아갈 수 있는 여행길 같은 것이 아니었다.
황후의 호위무사가 남몰래 황후를 연모한다는 이야기는 오랜 설화처럼 아름답지도 않았고,
먼발치에서 제 나비의 옷자락에도 겨우 스치는 짝사랑에는 뜨겁다기보다도 차가운 한이 서려 있었다.
차라리 마음을 접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아무리 매몰차게 대해도 정은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아무것도 못 느끼게 된다면 조금 나을까. 무감각하게 죽어 버린 마음으로 살게 된다면.
그래서 위현영은 나서를 보고도 보지 않은 척했고, 듣고도 듣지 못한 양 굴었다.
아예 없는 사람처럼 살면, 심장이 뚝 떨어지는 듯한 아픔은 겪지 않아도 될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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