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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감정을 숨기는 데에 제법 능숙했지만, 어쨌든 내게는 지게 되어 있었다.
방심할 때마다 걱정을 내비친다는 점에서 당신은 정말 끔찍한 거짓말쟁이니까.
구태여 그런 식으로 보여 주지 않아도 나는 이미 당신을 잘 알고 있다.
지금껏 나를 사랑해 왔던 무수한 시선을 죄 합친 것보다 더 절박한 눈으로 나를 보지 않아도.
당신의 눈이 너무 명백해서, 어쩌면 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상투적인 부정도 하지 못했다.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이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내게 사랑을 속삭이고는 했단 말이다.
물론 당신은 단 한 번도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지만, 본질적으로는 다를 것이 없었다.
당신의 눈은 그까짓 말 한 마디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사랑으로 매번 나를 질식시켰으므로.
알고도 침묵을 지키는 것이든, 혹은 정말로 모르는 것이든 상관없었다.
나를 아끼지만 사랑하지는 않는 것처럼, 아름답게 박제된 그대로 영영 머물러만 있는다면.
나는 사랑 따위 믿지 않아. 당신이 내게 사랑을 논하면 두려움에 숨어 버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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